"첫마음 첫사랑 첫수박"

첫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우리 모두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설레는 순간순간이지만 방법을 몰라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 대상을 사물이나 일로 바꿔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첫사랑을 달콤하게 키워낸 이가 있다. 올해 처음으로 유기농 수박 농사를 시작한 김병억·강소희 생산자 부부. 수박과 첫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은 농사 경력 30년의 농부를 좌불안석으로 만들었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숙성시킨 볏짚 퇴비를 주고 배수가 잘 되기를 바라며 밭을 10번이나 갈았다. 울창한 수박 넝쿨을 뒤적거려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곁순 따기 작업은 보물찾기처럼 두근거렸다. 밤 기온이 낮으면 부직포를 덮어주고 낮에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줬다. 극심한 가뭄에 맘고생이 컸지만 다행히 지하수는 마르지 않았다. 수확하는 날, 10kg까지 잴 수 있는 저울에 수박을 올리니 중량초과 오류가 난다. 첫사랑은 큼직한 수박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살림은 순수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이야기 했던 부부가 수박을 들고 웃는다. 뺨에 핀 홍조가 달콤한 수박 속살을 닮았다.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