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

이홍재·구자희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생산자 부부


대학시절부터 바라 왔던 귀농의 꿈을, 18년 만에야 이뤘다. 경북 상주 화동, 포도밭 4,960여 제곱미터(1,500평)와 집 지을 동안 지낼 컨테이너 하나로 단출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한살림 포도 생산지인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고 첫해부터 감행한 친환경 포도농사. 쉬울 리 없었다. 무엇보다 베어도 베어도 되살아나는 풀의 무서운 기세 앞에 몇 번이고 주저앉고 싶었다. 거름을 얼마나 줘야 할지 몰랐고, 여느 농부들처럼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무와 풀, 땅과 계절을 알기까지 몇 해가 흘렀다. 귀농 11년차. 부부는 이제 포도밭에서 뭇 생명들의 치열한 삶을 본다. 매년 흥하고 또 쇠하기를 반복하는 풀과 벌레들, 그 틈바구니에서 포도가 더 알차게 영글어 간다는 것을 안다. “너무 편해도 포도가 맛이 없어요.” 해마다 속을 갉고 들어오는 애벌레들, 땅의 양분을 나누는 풀들. 생산자에게도 포도나무에도 만만찮은 환경이지만, 부부는 묵묵히 때를 기다린다. 오늘보다 내일, 포도는 더 달고 맛있어질 것이다.


 


글·사진 문하나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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